고요한 산속에 자리 잡은 역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룬 선(禪)의 도량. 웅장한 산문과 사계절의 아름다운 경치가 매력입니다.
운간지(雲巌寺)는 도치기현 오타와라시의 깊은 산속에 위치한 임제종 묘신지파 사원입니다. 예전에는 선종 4대 도량 중 하나로 이름을 날렸으며, 현재는 고요한 선 수행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헤이안 시대 후기에 초소겐 화상에 의해 개산되었다고 전해지지만, 그 후 황폐해졌습니다. 가마쿠라 시대에 고호겐니치(불국국사)에 의해 복흥되었습니다. 고호겐니치는 호조 도키무네를 대단나로 삼고, 다카나시 쇼간 호인의 기증으로 임제종 사원으로 다시 개산했다고 합니다. 운간지는 수목으로 덮인 산 중턱에 세워진 사찰로, 그 고요함 속에서 늠름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합니다. 특히, 붉은색 반월교를 건너 돌계단을 오르면 나타나는 산문은 그 웅장함에 압도됩니다. 산문은 호레키 9년에 개수된 것으로, 조각이 새겨져 있어 훌륭한 풍격을 풍깁니다. 경내에는 석가당과 불전 등 역사를 느끼게 하는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석가당은 본존인 석가모니불을 안치한 건물로, 1922년에 개축된 것입니다. 불전은 가마쿠라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중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운간지는 사계절의 아름다운 경치도 매력 중 하나입니다. 봄에는 벚꽃이 만발하고, 눈부신 새싹이 펼쳐집니다. 여름에는 푸른 잎이 나무를 덮어, 고요한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가을에는 산 전체가 타오르는 불길처럼 단풍으로 물들어 그 아름다움에 숨을 멎을 정도입니다. 겨울에는 눈이 쌓여 고요한 세계가 펼쳐집니다. 하이쿠의 거장 마쓰오 바쇼도 방문했던 운간지는 자연과 역사에 둘러싸인,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입니다. 바쇼는 이곳에서 '딱따구리도 암자는 깨지 않네 여름 숲'이라는 하이쿠를 남겼습니다. 바쇼의 하이쿠 비석은 경내에 남아 있어, 바쇼가 운간지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운간지는 도시의 소란스러움을 벗어나,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고요한 공간 속에서, 자연과 역사에 대해 생각하며,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