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고지대에 자리한 고찰입니다. 봄에는 오색 동백, 가을에는 억새꽃이 만발하여 고요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뱌쿠고지는 나라 시가지 동남쪽, 가스가 산 남쪽에 이어진 다카엔 산 기슭에 위치하고 있으며, 경내에서 나라 분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경승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뱌쿠고지라는 사찰 이름이 사료에 나타나는 것은 가마쿠라 시대 이후의 일이며, 사찰의 창건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뱌쿠고지 자리에는 나라 시대 와도 연간(708년~715년)에 시키 황자의 산장이 있었다고 하며, 경내에는 시키 황자의 노래를 새긴 만요 가비(万葉歌碑)가 세워져 있습니다. 간케본(菅家本) '제사연기집(諸寺縁起集)'에 따르면 뱌쿠고지는 곤조(勤操)가 다카엔 산 기슭에 건립한 이와부치지(岩淵寺)의 자원(子院)이었다고 합니다. 곤조(754년~827년)는 구카이의 스승인 삼론종 승려입니다. '난토뱌쿠고지일체경연기(南都白毫寺一切経縁起, 1335년)'에 따르면, 뱌쿠고지는 에이손(叡尊, 고쇼보살)에 의해 중흥되었다고 합니다. 에이손(1201년~1290년)은 진언율종의 시조이며, 나라의 사이다이지(西大寺)를 중흥한 것 외에도 많은 사찰을 중흥하고 사회 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 연기에 따르면 중흥 제2조인 도쇼(道照)는 고초 원년(1261년)에 일체경을 청래하여 다음 해 사찰 내에 경장을 세워 이를 수납했다고 합니다. 고세이지(興聖寺)에 남아 있는 조큐 2년(1220년) 경권의 발문에는 '뱌쿠고지일체경지내(白毫寺一切経之内)'라고 되어 있어, 이것이 사료상 '뱌쿠고지'의 첫 번째 기록으로 여겨집니다. 뱌쿠고지에는 본존인 아미타여래상과 염마당에 안치되어 있던 염마왕과 그 권속상(태산왕상, 사명·사록상) 등 가마쿠라 시대에 만들어진 불상들이 현존하고 있습니다. 뱌쿠고지는 예로부터 사람들에게 친숙한 사찰이며, 고요함과 아름다움을 찾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마음 편안한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